불안에서 해방되려면-더 해빙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불안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자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희망이 솟아나면서 곧 부
자가 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때 서윤이 입을 열었다."Having을 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이 있어요.
단정하게 앉은 그 자세에서 기품이 느껴졌다.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그건 바로간절히 원하는 것이에요."
'네?"
의외의 조언을 듣고 말끝이 저절로 올라
갔다. 사실 나는 서윤을 다시 만난 후 부자가 되는 것에 강하게 집착 했었다.
출근할 때나 회의할 때 그리고 잠자리에 누울 때까지 머릿속은 온통 그생각뿐이 었다.하지만 서윤의 말을 듣자 뭔가
잘못한 것 같았다. 당황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말을 더듬고 말았다.
"제, 제가 웬만한 자기계발서는.. 다 읽었는데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고들 해서.. 그, 그래서 온 마음을 다해. 부
자가 되기를 소망했는데.. 그게 잘못된 거였을까요?"
"부자가 되는 것을 간절히 원할 때 마음이 편안하던가요?"
"편안했냐는 말씀이시지요? 아, 그건..."
그 말을 듣는 순간 찬물을 뒤집어쓴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편안하지 않았다. 집착하면 할수록 원하
는 미래가 더 멀게만 느껴졌기 때문이었
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런 생각이 들었 다. 'Having을 시작했잖아. 그럼 돈이 언제 들어오는 걸까? 이러다 영영 부자가 되지 못하면 어쩌지? 희망
없는 과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데..' 불안했고 두려웠다.
이제 보니 나를 편안함에서 멀어지게 만든 것은 간절하게 원하는 마음이었다. Having의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내 실수를 깨닫고 나자 저절로 한숨이나왔다.
"아니요. 간절히 원할수록 조바심이 들었어요. 부자가 되는것에 집착하다 보
니 결국 지금 나에게 돈이 없다는 생각만 들더라고요.부자가 되지 못하면 어쩌나 두려위지기도 했죠."
서윤은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하게 앉아 커피를 마셨다.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전에 무엇을 간절히 원했던 경험이 있으세요?"
고등학교 3학년 때, 나는 꼭 가고 싶은 대학이 있었다. 짝사랑하던 선배가 다니던 학교였다. 돌이켜보면 그 목표에 엄청나게 집착했던 것 같다. 매일 노트에 그 대학 이름을 쓰고 책상이며 머리맡에 그 대학 사진을 붙여놓았다. 그것이 나의 목표의식을 고양시킨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공부를 하려고 앉으면 늘 이런 생각부터 들었다. '이렇게 원하는데 떨어지면 어쩌지? 그럼 안 되는데.. 꼭 합격해야 하는데..'
문제는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커질수록 불안과 걱정, 두려움도 자라났다는 사실 이다. 도서관에 가면 만화책이나 잡지
에 몰두하거나 문제집을 펴놓은 채 그 위에 낙서만 했다. 내나름의 불안감을 떨치기 위한 방법이었다. 답안지를 백지로내는 악몽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날도 많았다. 그럴수록 공부에 집중하기 는 점점 더 힘들어졌다. 결국 나는 세워놓았던 공부 계획을 다 마치지 못하고 시험장으로 향해야 했다. 꿈꾸던
목표도 그렇게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애타게 원했던 것을 손에 넣지 못한 기억
은 늘 나에게 상처가 되었다. 그런데 서윤 앞에서 묵은 감정을 털어내고 나니 상처
가 저절로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서윤이 테이블 위에 놓인 내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홍 기자님, 이 핸드폰, 간절히원하세
요?"
"아니요. 그건 이미 제 것인데요.."
대답을 하는 도중 갑자기 그녀가 원하는 답이 무엇인지 알것같았다.
"아 간절한 마음이 들지 않아요. 이미 제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그저 편안하 기만 해요. 그게 바로 Having이군요. 있음을 느끼는 것!"
서윤은 밝게 웃으면서 엄지손가락을 세워 올렸다.
"정확하게 잘 짚어내셨네요. 간절히 원하는 마음은 '결핍'에집중하는 거예요. 나한테 지금 없다고 느끼기에 그런 마음 이 생기는 거죠."
확실히 이해가 갔다. Having이 '있음'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라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없음'을 향해 가는 것 아닌가? 자
석의 N극과 S극처럼 두 마음도 공존할 수 없었다.
"간절히 원하는 마음을 Having과 비교 해보죠. Having은 물살에 튜브를 타고 편안하게 흘러가듯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지요. 자연히 순탄하고 편안할 수밖
에 없어요. 반면 간절히 원하는 것은 거칠 거칠한 돌 바닥 위에서 무거운 상자를 힘
껏 미는 것과 비숫해요. 미는 힘이 셀수록 그 반발 때문에 마찰력도 강해지겠죠."
"무슨 말씀이신지 알 것 같아요."
나는 큰 소리로 대답했다.
"반발력 때문에 불안과 두려움이 생겨나 겠죠. 그 불편함이 돈을 밀어내고 무의식 에 '없음'을 끊임없이 입력할 거예요. 결
국 Having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거죠."
"문제는, 사람들이 결핍의 느낌이 강할수 록 더 간절히 원한다는 거에요. 결국 악순환이 되는 거죠."
  ☆GURU'S QUOTES
간절히 원하는 마음은 '결핍'에 집중하는 거예요. 나한테 지금 없다고 느끼기에 그런 마음이 생기는 거죠.
*Having은 물살에 튜브를 타고 편안하
게 흘러가듯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지
요. 자연히 순탄하고 편안할 수밖에없어 요."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느끼는건데
항상 노력은하되 갖고싶은걸 가진후의 느낌을 만들어서 상상을 해야하나봐!

이미 부자인 상태를 느껴!